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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27년 최저임금 1만700원… 장애인은 40년째 ‘예외’2026-08-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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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최저임금 1만700원… 장애인은 40년째 ‘예외’

▲2027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지만, 장애인 40년째 최저임금 적용 제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AI편집▲2027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지만, 장애인 40년째 최저임금 적용 제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AI편집
  • 최저임금 3.7% 인상장애인근로자는 여전히 적용 제외
  • 국회입법조사처 고용 확대 효과 불분명저임금·소득 격차만 키워
  • 적용 제외 폐지 넘어 권리 중심 고용·소득보장 체계 마련해야

[더인디고] 정부는 지난 5일, 2027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고시했다. 올해보다 3.7% 오른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 223만6300원이다.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이지만, 장애인근로자에게는 여전히 예외다.

1986년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이후 40년. 장애인은 지금까지 법률상 최저임금 적용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다. 고용 확대를 위해 마련됐던 최저임금 적용 제외제도는 오히려 장애인근로자의 저임금과 소득 격차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 국회입법조사처가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4일 「장애인 노동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의 재검토 필요성과 방향성」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현행 제도를 재검토하는 한편 장애인의 고용과 소득보장을 함께 보장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5년 기준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근로자는 약 1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증장애인이 약 98%, 발달장애인이 약 89%를 차지한다. 월평균 임금은 42만719원에 불과했고, 10만 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도 170명이나 됐다. 전체의 약 70%가 월 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다. 근무처도 일반 노동시장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집중돼 있다. 보호작업장 근로자가 914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근로사업장 715명, 일반사업체 164명 등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의 영향이 사실상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고용 확대 명분으로 시작했지만…저임금과 격차만 키워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는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장애인의 근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애인의 생산성이나 작업능력이 낮을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을 기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입법조사처는 현재 제도가 당초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일반사업체에서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받는 장애인은 200명 안팎에 불과해 고용 확대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장애인에게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도 운영기준도 문제다. 현행 최저임금 적용 제외 여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작업능력 평가를 거쳐 결정되는데, 승인률이 97.1%에 달해 사실상 대부분의 신청이 승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임금 하한선이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장애인근로자의 임금은 지역과 시설 유형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일부는 월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에 놓여있다. 실제 2022년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근로장애인의 월평균 임금은 부산 35만8천원에서 충남 72만7천원까지 차이가 났다. 제주도는 지방비로 최저임금과의 차액을 지원하면서 129만5천원으로 나타났다.

시설 유형에 따른 격차도 크다. 특히 보호작업장은 근로사업장에 비해 중증·발달장애인의 비율이 높고, 노동을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일자리 경험과 사회참여의 의미가 큰 시설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보호작업장을 일반적인 고용 영역보다는 복지 영역에 가까운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근로사업장과 보호작업장의 기능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실제로는 장애인의 노동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지역·시설·근로 형태에 따른 새로운 임금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적용 제외’ 폐지 넘어 고용·소득보장 체계 다시 짜야

입법조사처가 제시한 해법은 단순히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삭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면서 장애 특성과 노동능력에 맞는 고용·소득보장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최저임금법」상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삭제하고, 일반사업체와 근로사업장에는 최저임금을 전면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보호작업장은 일반 노동시장과 구분해 사회보장 차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복지체계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근로사업장과 보호작업장의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고, 장애인의 직업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작업능력 평가는 제한적인 특정 직무수행 결과에 치우쳐 장애인의 실제 직업능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작업 태도와 일상적 규칙 이행, 자기관리, 사회생활 가능성 등 직장생활에 필요한 전반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호작업장에 대해서도 아무런 기준 없이 낮은 급여가 지급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금이 아닌 사회복지급여의 성격으로 접근하더라도 최소한의 급여 기준을 마련하고, 훈련장애인에게 지급되는 훈련수당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최저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애인 고용지원금 확대, 직업재활시설의 생산성 및 판로 지원, 보충급여 도입, 지역 간 격차 완화, 국가 주도의 공공 직업재활시설 확충 등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주도의 최저임금 차액 지원과 서울 동작구의 보충수당 등도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특히 장애인의 노동을 생산성이나 작업성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동 참여를 통해 얻는 자존감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 규칙적인 생활을 통한 신체적·정신적 건강 유지 등 노동의 과정과 비가시적 가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2027년 최저임금은 1만700원으로 올랐지만, 장애인근로자는 여전히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1986년 제도 시행 이후 40년째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입법조사처의 문제 제기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단순히 폐지할 것인가의 논의를 넘어, 장애인을 최저임금의 예외로 남겨두지 않으면서도 중증장애인의 노동 현실을 고려한 고용과 소득보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이제는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장애계에서도 그동안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 폐지와 보충급여 도입,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공공성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장애인의 노동을 ‘생산성이 낮은 노동’으로만 판단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일할 권리와 적정한 소득을 함께 보장하는 권리 중심의 고용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입법조사처 역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의 개선은 단순한 제도 폐지가 아니라 장애인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2027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지만, 장애인 40년째 최저임금 적용 제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AI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