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장지용 칼럼니스트】냉정하게 직시해야 할 현실이 있다. 신규 장애인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주축이 발달장애인으로 대거 이동한 상황에서, 정부가 장애인 공무원 채용 비율을 끌어올리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발달장애인 중 공무원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건과 역량을 갖춘 비중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60% 가까이가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들의 '채용 의지 부족'만을 탓하기엔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전문성이 필요한 특정 직렬은 전문 자격증이나 석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의 접근이 어렵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 기회의 구조적 한계다. 장애인의 대학 진학률은 20% 수준에 불과하며, 발달장애인은 높게 잡아도 10%, 평균적으로는 5% 남짓이다. 특히 교사 인원 수로 인해 장애인 고용 미달이 심각한 교육청의 경우, 교사가 되려면 대학 졸업과 교원자격증 취득은 물론 고난도의 임용고시까지 통과해야 한다.

그나마 문턱이 낮은 9급 일반행정직이나 지방직 공무원 역시 필기시험을 거쳐야 한다. 글과 이론 시험에 취약한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이 역시 높은 벽이다. 결국 지금의 장애인 공무원 채용 난항은 개별 기관의 의지 문제를 넘어, 인구 구조적 변화와 기존 채용 방식의 불일치에서 비롯된 결과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1일 나사렛대학교 나사렛관 패치홀에서 발달장애 대학생과 청년 구직자, 학부모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달장애 대학생을 위한 2026년 공직·공공·민간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 10월 1일 나사렛대학교 나사렛관 패치홀에서 발달장애 대학생과 청년 구직자, 학부모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달장애 대학생을 위한 2026년 공직·공공·민간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그렇다고 발달장애인의 공무원 임용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만난 한 발달장애인 공무원은 수없는 도전과 면접 탈락 끝에 결실을 보았다. 당시 필자가 직접 면접 조언을 건네기도 했을 만큼 과정은 험난했다. 개별적 의지로 극복한 사례는 존재하지만, 제도적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발달장애인이 장애인 고용시장 신규 진입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들의 공무원 임용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장애인의무고용률을 달성할 길은 요원하다. 이에 세 가지 현실적인 대안을 제안한다.

첫째, 장애인 공무원 의무고용 비율의 현실화다.

현행 3.8%인 의무 비율을 현실에 맞게 약 2.5%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교원 등 특정 자격요건을 채우기 힘든 직종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자는 취지다. 다만 이 방식은 장애계의 반발을 부를 수 있으며, 장애인 노동권을 후퇴시킨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둘째, 발달장애인 전용 공무원 직렬의 신설이다.

주민센터 등의 행정 보조나 단순 업무를 전담할 별도 직렬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비장애인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발달장애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을 별도 직군으로 분리한다는 지적과 함께, 단순 물리적 통합에 그치거나 처우 문제로 인한 불공정 논란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셋째, 발달장애인 대상 경력채용(비필기 전형) 확대다.

현행 국가공무원 장애인 경력채용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필기시험 없이 면접과 역량 평가 위주로 선발하는 방식이다. 필기시험에 약한 발달장애인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발달장애인이 사전에 인정받을 만한 경력을 쌓고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우리는 지금 '발달장애인 다수 시대'의 장애인 고용시장을 맞이하고 있다. 현행 장애인 공무원 의무고용 제도는 이러한 인구 구조적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 채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결단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제도적 문턱을 대폭 낮춰 그들을 적극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공무원 의무고용 목표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인가. 발달장애인 다수 시대가 던진 이 질문에 이제 정부와 사회가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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