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수석·보좌관 회의 장면.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0일 국무회의 통과 후 SNS에 “보이지 않는 벽 허물겠다” 입장 밝혀
- 노무현 정부 이후 대통령 직접 메시지… “이행 단계 책임성 시험대”
- 장애계 “시행령·예산·제도 재구조화 없으면 변화 제한적” 지적
[더인디고] “참 오래 걸렸습니다. 법 제정은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장애인권리보장법’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 책임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활동가들이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국회 문턱 앞에서 번번이 좌절을 겪었던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오늘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됐다”며 “장애인을 복지 제도의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애를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장벽과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태로 규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법률로 분명히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 수혜자 아닌 ‘권리의 주체’”… 장애정책 패러다임 전환 강조
이 대통령은 자신의 어린 시절 사고로 인한 장애 경험을 언급하며 “그 작은 차이가 삶의 많은 영역에서 얼마나 높은 문턱이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하는 것은 비장애인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지만 장애인에게는 큰 결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장애인의 일상권과 선택권 보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 제정을 통해 장애인의 직업 선택과 문화·교육 향유, 사법절차 참여를 비롯한 모든 일상 영역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거주 시설의 소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고 가족, 이웃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한 “법 제정은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장애인의 삶이 실질적으로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끼실 수 있도록 시행 과정까지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차별금지법 20년의 과제… “실효성 확보가 관건”
이번 대통령 메시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장애인 관련 법 제정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이 직접 의미를 부여하고 공개 메시지를 낸 사례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당시 서명식에 참석해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이후 사실상 처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의 권리를 선언한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정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실효성 부족과 낮은 이행력 문제는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동권과 교육권, 노동권, 접근권 등 핵심 권리가 여전히 현장에서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장애계 안팎에서는 이번 장애인권리보장법 역시 선언적 의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후속 시행령 마련과 예산 확보, 국가 및 지방정부의 책무 강화 등 실질적 이행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은 분명 장애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법 제정은 출발점’이라면, 이제 정부가 그 출발점 위에서 책임 있는 이행과 변화를 실제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의 권리가 법 조문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 속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제도와 예산의 틀에 맞추는 수준을 넘어 권리 중심 관점에서 정책과 집행 체계를 재정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장의 변화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결국 핵심은 정부가 이를 얼마나 책임 있게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행령 설계 단계부터 권리 중심 관점이 반영돼야 한다”며 “장애인복지법 전면 개정 등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을 어떻게 재구조화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