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이용 장애인들. ©휠체어투어【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제주에 여행 와서 우도는 꼭 들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일정까지 조정했는데, 저를 태운 리프트버스는 배에 탈 수 없다는 걸 그제야 알았죠. 그날은 정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제주시 성산항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있는 제주 속 섬 ‘우도’.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제주 동쪽의 우도는 정작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 너무도 먼 곳이다.
25일 휠체어투어에 따르면 현재 우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일반 차량은 승선이 가능하지만,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특장차량(리프트버스)의 승선은 불가능하다. 그나마 부축을 통해 걸음을 옮길 수 있는 일부 장애인들은 도움을 받아 입도하는 경우가 있지만, 중증장애인 등 스스로 휠체어를 벗어나기 어려운 이들은 섬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행업계에서도 안타까움의 목소리는 크다. 교통약자를 위한 무장애 여행을 기획하는 업체들은 우도를 코스에 포함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늘 제외할 수밖에 없다. 우도 내에서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관광 인프라가 점차 조성되고 있지만, 정작 입도의 첫 관문이 막혀 있는 것이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와 제주관광협회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움직임이 비장애인을 중심으로만 설계돼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휠체어투어 전성환 대표는 “물리적으로는 휠체어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분들이나 와상장애인분들은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특장차량을 통해 우도에 입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제주도에 딱 한 대 있는 이 특장차량이 노란색 번호판의 영업용 차량이기에, 영업용 차량은 우도에 입도가 불가능하다는 조례로 인해 우도에 접근할 수 없는 실정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이 “이러한 제도만 풀어주면 휠체어 이용 장애인분들도 입도가 가능한데 지속적 문제 제기에도 현재 제주도는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이는 명백한 장애인의 이동권과 관광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우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한느 것이 아닌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사항이다. 반드시 휠체어 이용 교통약자분들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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