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청 주출입구 경사로, 법정 각도의 5배가 넘는 위험시설이다.
영주시청 주출입구 경사로, 법정 각도의 5배가 넘는 위험시설이다.

사진은 경북 영주시청 청사의 주출입구에 설치된 경사로다.

계단 위에 그대로 경사로를 덧씌우다 보니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 직접 기울기를 측정해 보니 무려 24.8도가 나왔다.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른 휠체어 통행을 위한 경사로의 기울기는 원칙적으로 1/12 이하다. 이를 각도로 환산하면 약 4.8도다. 그런데 이곳의 경사로는 그보다 무려 5배가 넘는 기울기다. 휠체어 이용자가 잘못 진입했다가는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시설로 보인다.

그동안 시청에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청에서도 이를 의식하고 변명을 위해서였을까? 이곳에는 ‘화물용 경사로’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휠체어 장애인이 무심코 이용하다 사고라도 당하면 시청이 발뺌할 목적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한다.

하지만 ‘화물용’이라는 표지판을 붙였다고 해서 이 시설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화물용 경사로라고 하면 더욱 위험하다. 무거운 화물을 옮기다가 이처럼 급한 경사에서 조금만 실수해도 화물이 전복되거나 그 아래 사람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건물의 주출입구에 있는 경사로가 화물용이라면 휠체어 이용자는 어디로 출입하라는 것일까?

청사 건물 뒤쪽과 측면에는 다른 경사로가 있기는 하다. 그중 민원실 후문과 연결된 건물 측면의 경사로도 직접 측정해 보니 11.8도가 나왔다. 이 역시 일반적인 휠체어용 경사로 기준인 1/12, 즉 약 4.8도와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경사다.

건물 후면에는 이보다 완만한 다른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만 건물의 주출입구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즉 장애인등편의법에 명시된 최단거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결국 비장애인은 정문으로 바로 출입할 수 있지만, 휠체어 이용자는 건물 뒤쪽이나 측면으로 멀리 돌아서 출입해야 하는 구조다. 의도적인 차별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차별적인 시설이 되어 버렸다.

더구나 이곳은 일반 민간건물도 아닌 시청 청사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시청의 민원인이며 시민이다. 비장애인은 정문으로 들어가고 휠체어 이용자는 건물 뒤편이나 측면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주출입구에 설치된 급경사의 시설을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휠체어 이용자가 안전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주변 공간을 살펴보면 건물 뒤편에 설치된 것처럼 갈지(之)자 형태의 완만한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장애인 이동에도 안전하고 화물 이동에도 편리할 것이다.

편의시설은 단순히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실제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편의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주시청의 조속한 개선을 촉구한다.

건물의 측면에 있는 좀더 완만한 경사로 역시 법정각도의 2배가 넘는다.
건물의 측면에 있는 좀더 완만한 경사로 역시 법정각도의 2배가 넘는다.
건물 뒷편의 다른 경사로, 안전한 경사로는 왜 하필 가장 멀리 있을까?
건물 뒷편의 다른 경사로, 안전한 경사로는 왜 하필 가장 멀리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