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케이블카와 출렁다리, 잔도, 스카이타워 등으로 유명한 강원권 대표 관광지다. 원주시 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공공시설이자, 상당한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된 국가적 관광 인프라다. 국토의 자연이 특정지역에 소재한다고 해서 그 지역 주민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함께 이용해야 할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다.

최근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요금 체계가 과도하게 불합리하며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요금 체계를 보면 원주시민 6,000원, 장애인 12,000원, 타지역 방문객 18,000원이다. 즉, 원주시민과 타지역 국민의 요금 차이가 무려 3배다.

지역 단위 할인 자체를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니다. 지역민에 대한 다소의 할인은 다른 일부의 지자체에서도 운영하는 제도다. 그러나 3배 차이는 지나친 수준이며, 공익적 시설이 취할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민에 대한 과도한 할인은 전체 수지를 맞추기 위해 일반요금을 올리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사실상 지역민 할인이 아닌 외부 방문객에 대한 과도한 부담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조성 비용은 원주시 예산만으로 충당된 것이 아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는 약 1,946억 원으로, 2,000억 원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됐다. 이러한 규모의 사업은 일반적으로 국비와 도비가 함께 투입되는 것이 관례다.

국비 비중이 전체 사업에서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지역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3년에 걸쳐 조성된 케이블카 및 부대시설 공사비 330억 원 중 국비가 125억 원(약 38%)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같은 권역에서 추진된 간현관광지(출렁다리 구간 등)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140억 원 중 국비 70억 원, 도비 21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를 고려하면, 그랜드밸리 전체 사업비에도 원주시 예산보다 국비·도비 비중이 더 컸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전 국민이 부담한 세금으로 만든 시설을 원주시민의 전유물인 양 접근권을 크게 달리하는 것은 공공시설의 취지와 배치된다.

타지역 관광객이 원주에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숙박, 식당, 교통, 소규모 상권까지 지역경제를 살려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런 방문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씌우는 방식이 과연 지역관광의 기본정신과 맞는가 되묻게 된다.

많은 지자체는 타지역 사람들의 방문객 유치를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심지어 강진군의 경우 원주시보다는 가난한 곳이지만 관외 거주자가 강진을 방문할 경우 여행경비의 50%(개인당 10만원 한도)를 지자체가 환급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원주시는 그 반대로 외부 방문객에게 요금을 3배나 더 받는다. 이는 단순한 ‘지역할인’이 아니라 타지역 이용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공공시설이 관광객에게 불신을 사면 그 악영향은 단지 소금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 이미지 전체가 훼손된다.

그리고 장애인 할인요금이라면서 원주시민 일반요금의 2배나 받는 것도 문제다. 원주시민은 6,000원인데 반해 장애인은 12,000원이다. 

그런데 장애인 할인은 법률로 보장된 기본권이다.  장애인복지법 제30조에는 "국가·지자체·공공기관·공기업은 장애인과 장애인을 부양하는 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장애인의 자립을 촉진하기 위하여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등 필요한 정책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지역민 할인은 법적 근거가 있는 제도가 아니다. 지자체가 자체 조례 등으로 임의운영할 수 있는 재량일 뿐이다. 그럼에도 장애인에게 지역민 요금의 두 배를 부과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공공시설로서의 역할과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요금 체계는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에게 비장애인과 동일한 수준의 요금을 부과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역 장애인과 사회적약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의 관광자원과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약자들을 배제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휠체어나 실버카를 이용하는 관광약자의 경우 케이블카 외에는 대부분의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반 관광객은 동일한 요금을 내고 케이블카부터 소금산출렁다리, 하늘정원, 데크산책로, 소금잔도, 스카이타워, 소금산울렁다리, 에스컬레이터까지 최소 2시간 이상 이용할 수 있는 전체 코스를 누릴 수 있다.

반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이 중 왕복 10분에 불과한 케이블카만 이용이 가능하다. 2시간 분량의 동선 중 실제 이용 가능한 시간이 10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체 시설의 10%도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휠체어 등을 이용한 관광약자 접근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는 탈 수 있지만 그 다음 구간인 출렁다리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출렁다리 다음에서 만나는 어느 시설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포천 한탄강 협곡의 Y자 출렁다리는 소금산보다 지형이 훨씬 험준함에도 다리 진입부 타워에 소라형 경사로를 마련하고 반대편에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해 휠체어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소금산 출렁다리는 설계·시공 단계에서 관광약자 접근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에게 지역민의 두 배에 이르는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행정인지 되묻게 된다.

이는 단순한 요금 문제를 넘어 이용권의 박탈과 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다. 공공시설이라면 단순히 입장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도에 비례한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관광자원이다. 그렇다면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그리고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층은 자연경관을 누릴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그들에게 공공시설의 접근성과 이용요금은 단순한 금전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참여의 기회’와 직결된 문제다. 그럼에도 요금체계는 그 공공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하고 상식적인 요금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민 할인요금과 일반요금의 격차는 합리적으로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전국에서 지자체 예산으로 시설을 지어서 운영하는 관광시설은 매우 많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시설이 지자체 주민들에게 할인해주는 것은 아니다. 기자가 전국에 있는 공립 관광시설 중  10곳을 임의선정하여 비교해봤다. 50% 이상을 할인한 곳은  소금금산 외에는 1곳도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할인해주는 시설도 10%~30%였고 많아봐야 35%가 제일 높았다. 지역민 할인을 시행하지 않는 곳도 확인되었다. 본지에서 제공하는 지역간 비교표가 할인경쟁을 유발하여 또 다른 부작용의 빌미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그리고 장애인 등 관광약자에 대한 요금은 지역민보다 낮은 수준이 되어야 하고, 휠체어 이용자 등 전구간 이용이 불가능한 사람에게는 추가할인이 필요하다.

원주시청 관광과의 관계자는 "관련 조례가 개정된지 얼마되지 않아 당장 바꾸기는 곤란하지만, 현행 요금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재검토를 해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공시설의 가치는 ‘형평성과 신뢰’에서 나온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원주의 자랑일 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자산이다. 이 아름다운 관광지를 더욱 많은 사람이, 더욱 평등하게, 더욱 편안하게 찾을 수 있도록 요금체계와 접근성 모두 공공성의 원칙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회복할 때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비로소 국민의 사랑을 받는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다.

소금산 그랜드밸리 요금체계와 케이블카권 요금으로 관람이 가능한 코스(사진출처: 소금산 케이블카 매표소, 설명출처: 원주시 관광지 관리 및 운영조례)
소금산 그랜드밸리 요금체계와 케이블카권 요금으로 관람이 가능한 코스(사진출처: 소금산 케이블카 매표소, 설명출처: 원주시 관광지 관리 및 운영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