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한 비슬산자연휴양림의 공공 숙박시설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한 비슬산자연휴양림의 공공 숙박시설

본지는 지난달 27일자 “비슬산 정상에서 피어난 달성군의 꽃길행정”이라는 기사에서 달성군이 보여준 장애인 친화적 관광정책을 모범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비슬산 정상까지 휠체어 이용자가 오를 수 있도록 배려한 교통체계와, 국내 최대 규모의 참꽃군락지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만든 노력은 분명 박수받아 마땅했다.

그러나 지난 기사의 말미에, 비슬산자연휴양림 시설에 개선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음을 지적하며 이를 별도로 다루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같은 장소에서도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는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비슬산자연휴양림은 대구광역시 달성군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자 공공숙박시설이다.

숲속의 집 9동, 콘도형 연립동 12객실, 휴양관 7객실, 카라반 20개 등 총 48객실을 운영중이며, 별도의 야영시설인 캠핑데크가 24개나 있다. 그러나 장애인 등 이동약자가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단 1개도 없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는 30실 이상을 운영하는 일반숙박시설의 경우 객실 수의 1% 이상을, 관광숙박시설의 경우 3% 이상을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객실로 만들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국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숙박시설이라면 전 객실이 장애인이 숙박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런 사항까지 법령에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사회이자 복지사회의 요건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를 이야기할 때 “법적 기준은 충족했는가”라는 질문부터 던진다. 물론 법은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법률 조문의 최소 기준이 아니라, 공공시설을 운영하는 행정의 철학일 것이다.

그리고 비슬산 자연휴양림의 각 숙박시설에 대한 건축물관리대장을 보면 ‘관광휴게시설’로 등록돼 있고, 소유자는 달성군이다.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광휴게시설에 해당하는 건축물에는 주출입구 단차 제거와 경사로 설치가 의무사항으로 되어 있다.

특히 국·공립 자연휴양림은 민간기업의 수익시설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고 운영되는 공공자산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정도는 행정의 기본 가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장에서는 종종 “산악지형이라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 건축물은 이미 평탄화된 부지 위에 세워진다. 오히려 경사와 높낮이가 존재하는 지형은 설계에 따라 자연스러운 경사로 설치에 유리한 경우도 많다. 문제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관심의 우선순위인지도 모른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장애인에게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의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지 않는 행위”를 ‘장애인차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비슬산자연휴양림 숙박시설이 이미 오래 전에 완공된 시설인데다 현재의 구조상 전면 보수가 어렵다면 이동식 경사로라도 비치해두고 필요할 때 빌려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아쉬운 대로 계단 한두개 정도는 극복이 가능하다.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장애인 객실 기준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입실만이라도 보장된다면 힘들더라도 웬만한 경우는 동행인의 도움으로 적응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비슬산자연휴양림에는 휴게공간, 횡단보도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는 사진설명으로 대신한다.

장애인의 삶은 때때로 “완벽한 배려”보다 “최소한의 기회”에 의해 바뀌기도 한다. 휠체어 이용자에게 단 한 칸의 계단은 절망이 되지만, 그 옆에 놓인 작은 경사로 하나는 여행의 시작이 된다. 달성군은 비슬산 정상에 장애인 접근시설을 갖추었던 장애인 친화적인 마인드로 다른 시설에서도 그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비슬산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 숙박시설은 한결같이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하다.
비슬산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 숙박시설은 한결같이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하다.
콘도형 연립동의 경우도 휠체어 접근로가 없다.
콘도형 연립동의 경우도 휠체어 접근로가 없다.
비슬산자연휴양림에는 24개의 카라반이 있으나 휠체어 접근성을 갖춘 시설은 없다.
비슬산자연휴양림에는 24개의 카라반이 있으나 휠체어 접근성을 갖춘 시설은 없다.
비슬산자연휴양림 내부와 주변의 부대시설도 장애인 접근성이 취약하다.
비슬산자연휴양림 내부와 주변의 부대시설도 장애인 접근성이 취약하다.